브랜드 컬러를 정한다고 하면 보통 헥스 코드 하나를 고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화면에서 마음에 드는 파랑을 찍고 끝. 그런데 그 파랑, 명함에 인쇄하면 칙칙해지고 간판으로 올리면 아예 다른 색이 나온다. 원인은 취향이 아니라 색을 만드는 방식이다.
화면 색과 인쇄 색은 태어난 방식이 다르다
화면은 빛을 더해서 색을 만든다. 빨강·초록·파랑을 섞는 RGB 체계다. 인쇄는 반대로 잉크를 겹쳐서 빛을 깎아낸다. 사이언·마젠타·옐로·검정을 섞는 CMYK 체계다. 두 체계가 표현할 수 있는 색의 폭 자체가 다르다. 화면에서 선명한 파랑이나 형광에 가까운 초록은 CMYK 인쇄로 넘어가면 채도가 떨어지고 탁해진다. 인쇄 전에 디자이너가 이 색은 인쇄하면 죽는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로고 색은 코드 하나로 안 끝난다
그래서 로고처럼 언제나 같은 색이어야 하는 요소는 CMYK 조합값 대신 팬톤 별색 번호를 같이 정해둔다. 팬톤은 인쇄소나 용지가 달라져도 같은 조색표를 참조하기 때문에 흔들리는 폭이 줄어든다. 헥스 코드 하나만 남기면 다음에 인쇄를 맡기는 사람마다 눈대중으로 비슷한 색을 골라야 하고, 그때마다 조금씩 다른 파랑이 쌓인다.
간판과 시트지는 또 다른 표를 쓴다
매장 간판, 시트지, 조형물처럼 화면도 인쇄도 아닌 재료로 만드는 것들은 위 두 체계와도 다르다. 시트지는 필름 제조사가 만들어둔 색상 카탈로그 안에서 골라야 하고, 도장이나 금속 마감은 RAL 같은 별도 색 번호 체계를 쓴다. 카탈로그에 없는 색은 아예 만들 수 없거나 주문 제작으로 시간과 비용이 늘어난다. 로고를 만들 때 이 색으로 간판도 되는지 미리 물어보지 않으면, 매장을 낼 때가 돼서야 그 파랑이 시트지 카탈로그에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브랜드 컬러 문서에 넣어야 할 값
브랜드 컬러 하나를 정했으면 아래 값을 같이 남긴다.
- HEX 코드, 웹과 앱 화면용
- RGB 값, 영상과 프레젠테이션용
- CMYK 값, 인쇄용. 종이와 인쇄기마다 오차가 있다는 것도 같이 적어둔다
- 팬톤 번호, 명함이나 패키지처럼 색이 정확히 맞아야 하는 인쇄물용
- 시트지·도장 대응 색(있으면), 간판 업체에 넘길 때 쓴다
이 다섯 값을 한 장에 정리해두면, 다음에 누가 인쇄를 맡기든 간판을 달든 같은 색을 다시 찾아 헤매지 않는다.
사진 · cottonbro studio · Tima Miroshnichenko · Lisa Fotios · cottonbro studio · Markus Spiske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