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아이덴티티라고 하면 로고와 색상표부터 떠올린다. 로고 시안이 마음에 들면 아이덴티티 작업이 끝났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사람이 브랜드를 알아보는 방식은 로고 하나가 아니다. 색, 서체, 말투, 사진, 소리가 같이 쌓여야 한 브랜드로 읽힌다. 로고만 새로 그리고 나머지를 그대로 두면 브랜드는 여전히 예전 모습으로 남는다.
색은 감정부터 정한다
색은 로고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다. 색을 고를 때 예쁜 색이 아니라 이 색을 보면 어떤 감정이 먼저 오는지를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 파란 계열은 차분하고 믿음직한 느낌을 주고, 원색 조합은 활기 있는 느낌을 준다. 색을 정했으면 메인 컬러 하나, 포인트 컬러 하나, 나머지는 무채색으로 규칙을 좁힌다. 색이 세 개, 네 개로 늘어나면 담당자마다 다른 색을 골라 쓰게 된다. 포장지에는 메인 컬러를 넓게 쓰고 매장 사인에는 포인트 컬러만 살짝 넣는 식으로, 채널마다 비율을 정해두면 색이 늘어나도 기준은 흔들리지 않는다.
서체는 목소리의 생김새다
서체는 브랜드가 말하는 방식의 생김새다. 고딕체는 단정하고, 명조체는 편안하며, 손글씨체는 친근하다. 서체 하나를 로고에만 쓰고 나머지 문서는 기본 서체로 두면 인상이 갈린다. 브랜드용 서체 하나, 본문에 쓸 서체 하나로 나누고 제목과 본문 크기까지 적어두면 어디서 만들어도 같은 얼굴로 보인다.
말투는 문장에 남는 태도다
화면 밖에서 브랜드를 알아보게 하는 건 문장이다. 공지, 메뉴판 문구, 안내 메시지에 남는 말투도 아이덴티티다. 존댓말을 쓸지 반말을 쓸지, 문장을 끝맺을 때 딱딱하게 맺을지 부드럽게 맺을지 정해두지 않으면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톤이 흔들린다. 문장 하나를 예시로 적어두고 이런 식으로 쓴다고 남기는 편이 규정집보다 낫다.
사진과 소리는 감각으로 남는다
사진의 밝기, 구도, 배경 색도 브랜드가 남기는 인상이다. 매장이나 영상에서 나오는 음악, 알림음 같은 소리도 마찬가지다. 사진 톤과 소리 규칙이 없으면 인스타그램 피드와 매장, 광고 영상이 다 다른 브랜드처럼 보인다. 사진 한 장을 기준으로 삼아 이 밝기, 이 구도라고 적어두면 누가 찍어도 톤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소리도 마찬가지라서, 매장에 트는 음악 장르 하나와 알림음 톤 하나만 정해둬도 지점이 늘어났을 때 매장마다 분위기가 갈리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사진 · Leeloo The First · Leeloo The First · Noemí Jiménez · https://kaboompics.com/ · cottonbro studio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