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를 준비할 때 대부분 마감재와 그래픽부터 고른다. 사진이 예뻐야 손님이 온다고 믿어서다. 그런데 2주짜리 공간에서 돈이 새는 자리는 마감재가 아니라 구조와 철거다. 뼈대를 나중에 정하면 다 만든 그래픽판을 다시 잘라야 하는 일이 생기고, 철거 조항을 안 보고 계약하면 팝업이 끝난 다음에야 진짜 청구서를 받는다.
뼈대와 전기부터 확정한다
벽체 위치, 파티션 각도, 조명이 끌어다 쓸 전기 용량, 소방 동선. 이 네 가지가 먼저 정해져야 집기 자리와 그래픽 크기가 나온다. 순서를 거꾸로 하면 그래픽 시안을 다 뽑아놓고 벽 위치가 바뀌어 사이즈를 다시 재는 일이 생긴다. 특히 전기 용량은 냉장 집기나 조명이 많은 매장일수록 뒤늦게 걸리는 항목이다. 임대 공간마다 끌어 쓸 수 있는 전력이 다르고, 이건 대행사가 아니라 건물 관리사무소에 직접 물어야 정확하다. 대행사와 첫 미팅에서 마감재 샘플부터 보여준다면, 구조 도면과 전기 계통도를 먼저 달라고 요청한다.
집기는 다음 팝업에도 쓸 걸로 고른다
2주 쓰고 버릴 집기에 큰돈을 쓰는 매장이 많다. 진열대와 좌대를 표준 규격으로 맞추면 다음 팝업에서는 새로 짜지 않고 재조립만 하면 된다. 규격을 한 번 정해 두면 두 번째 팝업부터 집기 예산이 크게 줄어든다. 처음 한 번은 규격을 정하는 데 시간을 더 들여야 하고, 여러 매장을 옮겨 다닐 계획이 있다면 이 규격화 작업을 대행사 계약 항목에 아예 넣는 게 낫다.
그래픽은 제일 나중, 제일 싸게 바꾼다
인쇄물은 구조물보다 교체 비용이 낮다. 그래서 그래픽은 순서상 맨 뒤에 확정하는 게 맞다. 구조가 흔들리는 동안 그래픽부터 인쇄에 넘기면 나중에 같은 인쇄비를 두 번 낸다. 그래픽 업체에는 구조 확정 도면이 나온 다음에 발주하고, 시안 수정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출력을 한 번에 몰아서 넣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철거비는 계약서에 넣기 전에 계산한다
임대차 계약의 원상복구 조항은 팝업 시작 전에 확인해야 한다. 철거비는 법정 기준이 없어 건물주와 당사자가 정한다. 대행사 견적서에 철거 항목이 따로 없으면 계약이 끝난 뒤 추가 청구서가 온다. 보증금에서 철거비를 제하는 조건이라면 얼마가 남는지도 미리 계산해 둔다. 견적을 받을 때 아래 세 가지를 나눠서 써 달라고 요청한다.
- 설치비와 철거비를 별도 줄로 표기했는지
- 원상복구 범위가 바닥·벽·천장 중 어디까지인지
- 철거 후 폐기물 처리비가 포함인지
이 세 줄이 하나로 뭉뚱그려 있으면,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 다시 나눠 달라고 말한다.
사진 · lumenicee · Santiago Boada · Mikita Yo · Andy Lee · GB The Green Brand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