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브랜딩 예산으로 300만원을 잡으면 로고, 간판, 명함, 포장까지 한 번에 끝난다고 생각하기 쉽다. 안 된다. 넷으로 쪼개면 넷 다 어중간한 결과물만 남는다. 300만원으로 확실히 끝낼 수 있는 건 한두 개뿐이다. 나머지는 순서를 미뤄야 한다.
이름과 로고부터 끝낸다
브랜드에서 가장 오래 남는 자산은 이름이다. 로고는 이름을 담는 그릇이고, 색과 서체는 그 그릇의 모양이다. 로고부터 정하고 이름을 나중에 맞추면 로고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이름을 바꾸면 사업자등록증과 간판, 온라인 채널까지 함께 바뀐다. 그래서 이름을 가장 먼저 확정한다.
300만원 규모에서 확실히 챙길 세 가지가 있다.
- 이름 확정, 상표 등록 가능 여부까지 확인
- 로고 하나, 가로형과 세로형 두 버전
- 색과 서체를 적은 한 장짜리 사용 규칙
세 가지만 있으면 명함, 간판, SNS 프로필이 같은 얼굴로 나간다. 없으면 그다음에 만드는 모든 것이 서로 다른 얼굴을 한다.
로고 받을 때 같이 챙길 파일
로고를 받고 나서 흔히 놓치는 게 파일 형식이다. 간판집도, 인쇄소도, SNS 담당자도 각자 다른 파일을 요구한다.
- 간판집에는 벡터 파일(ai, svg)을 준다
- 명함과 굿즈 인쇄소에는 인쇄용 CMYK 파일을 준다
- SNS와 홈페이지에는 RGB png를 준다
- 로고에 쓴 서체가 무료 상업용인지, 유료 라이선스가 필요한지 확인한다
이 파일을 로고와 함께 받지 못하면, 나중에 파일 하나 만드는 데 비용이 또 나간다. 서체 라이선스를 확인하지 않고 간판이나 굿즈에 그대로 쓰면 저작권 문제로 번질 수 있다.
패키지와 공간은 나중이다
패키지 디자인과 매장 공간 설계는 로고보다 큰 예산이 든다. 판매량이나 매장 운영이 증명되지 않은 단계에서 손대면, 반응을 보고 바꿔야 할 때 그만큼 다시 버려진다. 브랜드북(사용 규칙을 수십 쪽으로 정리한 문서)도 마찬가지다. 규칙을 지킬 사람이 사장님 혼자라면 한 장짜리 사용 규칙으로 충분하다. 매장을 임대로 운영한다면 공간 디자인은 계약을 다시 맺는 시점에 맞춰도 늦지 않다.
견적서에서 확인할 것
견적서에 브랜드 전략 컨설팅이 큰 항목으로 잡혀 있으면 안에 실제로 무엇이 들어가는지 물어본다. 수정 횟수 무제한이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는 상한이 있는 경우가 많으니 몇 번까지인지 계약서에 숫자로 못박는다. 로고 파일에 벡터, 인쇄용, 웹용이 다 포함되는지도 확인 목록에 넣는다. 완성된 파일의 저작권이 사장님에게 넘어오는지도 확인한다. 넘어오지 않으면 나중에 다른 곳에 다시 쓸 때마다 매번 허락을 받아야 한다. 브랜딩 값을 매기는 법정 기준은 없다. 값은 당사자 둘이 정한다. 킬슨은 브랜딩, 패키지, 웹을 모듈로 나눠 필요한 만큼만 병렬로 진행한다.
사진 · Polina Tankilevitch · 🇻🇳🇻🇳Nguyễn Tiến Thịnh 🇻🇳🇻🇳 · Şeyda Nur Uğur · Handmrts · Ayşegül Aytören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