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를 돌리면 인사말이 달라진다.
몬트리올 빌르레의 오스테리아 베르토는 셰프 리카르도 베르톨리노와 소믈리에 이자벨 보르들레가 처음 연 식당이다. 몬트리올 디자이너 장미셸 메르시에가 로고와 인쇄물, 사이니지까지 정체성 전체를 새로 짰다.
테이블에 놓인 카드 한쪽에는 BENVENUTO, 반대쪽에는 BENVENUTA가 180도 뒤집혀 인쇄돼 있다. 이탈리아어로 각각 남성과 여성에게 하는 환영 인사다. 새 인사말을 따로 만드는 대신, 같은 카드에 방향만 바꿔 두 번 인쇄했다.
필기체로 쓴 Berto 로고는 벽돌 건물 간판부터 그릇에 담긴 명함까지 크기만 다르고 글씨체는 같다. 메뉴판에서는 피아토 같은 큰 세리프 글자와 타자기 글씨로 적은 접시 이름이 나란히 놓여, 브랜드 디자인 안에서도 격식과 실용이 나뉜다.
성냥갑에는 헤어질 때 인사도 남겨뒀다. 하나는 로고만, 다른 하나는 A presto, amici!라고 적었다. 이탈리아어로 친구들에게 곧 다시 보자고 건네는 인사말이다. 만날 때 인사와 헤어질 때 인사를 같은 브랜딩 안에 함께 심어뒀다.
새 인사말을 짓는 대신 같은 문구를 돌려쓰는 법이다. 저장해 둘 만하다.
7번 장 성냥갑 사진 아래쪽에는 실제로 긋는 마찰면이 그대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