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 죄였던 열매가, 안 먹으면 죄가 됐다.
에덴골드는 새로 나온 배 품종 이름이다. 벨기에 그린야드 그룹의 이탈리아 지사, 그린야드 프레시 이탈리아가 이 품종을 시장에 내놓으며 브랜드를 새로 만들었다. 이 작업은 이탈리아 스튜디오 AUGE 디자인이 맡았다.
EDEN GOLD라는 이름은 옛 유화 속 숲 그림 위에 얹혔다. 물줄기가 흐르고 나무가 우거진 숲으로 가득 채워 진짜 에덴동산처럼 보이게 했고, 뱀이 감긴 나무에는 사과 대신 배를 그렸다. 그 위에는 'E SNACK FU'라는 문구가 있다. 이탈리아어 성경의 '빛이 있으라(E la luce fu)'와 같은 문장 구조를 흉내 낸 말장난이다.
배 겉면에는 타원형 EDEN GOLD 스티커를 그대로 붙이고, 그 위로 'PECCATO NON MORDERLA'라고 적었다. 물지 않는 게 죄라는 뜻이다. 배가 든 나무 상자에는 세 칸에 걸쳐 문구를 나눠 새겼다. 위 칸부터 물지 않는 게 죄다, 정말이지 아삭거린다, 간식이 있으라는 말이 차례로 이어진다.
포스터에는 금색 고딕 활자로 'LA PERA CHE CAMBIA LA STORIA', 역사를 바꾸는 배라고 썼다. 간판 광고에는 손 하나가 가지를 잡고 배를 따는 그림과 함께 'VERONA (VR) ITALIA'라는 지역명을 넣었다.
완전히 새 이야기를 짓는 대신, 모두가 아는 이야기에서 문장 하나만 뒤집었다. 익숙한 이야기의 끝 한 줄만 바꿔도, 설명 없이 낯설게 느껴진다. 익숙한 이야기나 문구에서 뒤집을 수 있는 한 줄을 찾아보면 어떨까. 그 한 줄만 바꿔도 브랜드가 낯설어진다.
1번 장 상자 옆에는 빨간 개양귀비가 피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