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탱크에 기계 부품 검사 문구를 새겼다.
오로는 요르단 사막 지하 약 400미터 대수층에서 물을 끌어올려 만드는 미네랄워터다. 오로 랩스는 물을 병에 담기 전 5단계 정제 과정을 거친다. 성분을 정해진 수치로 다시 맞추기 때문에 병마다 성분이 똑같다.
브랜드 디자인은 두 곳이 나눠 맡았다. 로고와 이름, 패키지, 웹사이트는 런던의 투 타임스 엘리엇이 짰고, 소셜과 사진, 영상은 파리와 류블랴나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콜렉티브 .raw가 이어받았다.
캠페인 사진마다 측정 표시 같은 글자가 찍혀 있다. 'DEPTH: 400.0M', 'TEMP: 22.4°C'라는 표시는 실제 취수 깊이와 같은 숫자다. 같은 표시가 이끼나 빗방울 맺힌 잎처럼 물과 상관없어 보이는 사진 위에도 똑같이 붙는다. 생산 공정을 찍은 영상에는 로봇 팔 두 개가 캄캄한 곳에서 작은 부품을 다루는 장면이 있다. 탱크 표면에는 부품 검사에 쓰는 '재질 무결성 확인', '조립 승인'이라는 문구와 배치 번호가 그대로 새겨져 있다.
창업자 오마르 알사디는 이 브랜드를 '안은 극도로 복잡하고 밖은 완전히 단순하다'는 말로 설명했다. 겉으로 보이는 로고는 워드마크 하나뿐이지만, 그 뒤에는 실제 취수 깊이와 배치 번호, 정제 단계 숫자가 그대로 디자인 소재로 쓰였다.
지어낸 카피 대신 진짜 생산 기록을 그대로 쓴 브랜드 디자인이다. 저장해 둘 만하다.
5번 장 병 목 사진을 자세히 보면 표면에 작은 점이 격자로 깔려 있는데, 정밀 기기 조준경에서 보던 눈금과 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