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 디자인 뜻을 찾아보면 CI와 같은 작업이라는 설명이 많다. 로고, 색, 서체를 정하는 일이라는 점에서는 틀리지 않다. 다만 실무에서 둘을 나눠 쓰는 이유는 작업 내용이 아니라 적용 범위에 있다. CI는 회사 하나를 가리키고, BI는 그 안의 브랜드 하나를 가리킨다. 이 범위를 안 정하고 매뉴얼부터 만들면, 브랜드를 하나 더 낼 때 로고 규칙이 서로 부딪힌다.
가리키는 범위가 다르다
CI(Corporate Identity)는 회사나 조직 전체의 정체성을 잡는 작업이다. 회사명 로고, 대표 색, 명함과 레터헤드 같은 공식 서식이 여기 속한다. BI(Brand Identity)는 그 회사가 파는 브랜드 하나, 제품 하나, 서비스 하나의 정체성이다. 카페를 하나만 운영하는 사장님이라면 카페 이름이 곧 회사 이름이라 CI와 BI가 사실상 같은 자리를 채운다. 회사 하나가 브랜드를 여러 개 운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킨케어 브랜드와 색조 브랜드를 따로 낸 화장품 회사를 생각하면, 회사를 대표하는 CI 하나 밑에 브랜드마다 다른 로고와 톤을 쓰는 BI 여러 개가 같이 있는 구조다.
한 회사가 CI 하나에 BI 여러 개를 갖는 구조
지주사나 그룹 형태의 회사에서 자주 보이는 구조다. 회사 전체를 대표하는 로고와 색은 CI로 고정해두고, 사업부나 브랜드마다 별도 이름과 로고를 쓴다. 명함이나 계약서, 채용 공고처럼 회사 이름으로 나가는 문서에는 CI를 쓰고, 매장 간판이나 제품 포장처럼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자리에는 BI를 쓰는 식으로 역할이 갈린다. 새 브랜드를 낼 때마다 CI를 처음부터 다시 정하지 않는 게 이 구조의 장점이다. 색과 서체 같은 기본 틀은 CI에서 물려받고, 브랜드 고유의 로고와 톤만 새로 짜면 된다.
둘 다 만들지, 하나만 만들지 가르는 기준
판단 기준은 브랜드 개수다. 지금 운영하는 브랜드가 하나뿐이고 앞으로도 늘릴 계획이 없다면, BI와 CI를 나눠서 따로 만들 이유가 없다. 하나로 통합해서 만들면 된다. 브랜드를 여러 개 운영하거나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 순서가 중요해진다. CI를 먼저 확정하고, 그 아래에서 브랜드별 BI를 만드는 순서로 가야 나중에 로고 규칙이 충돌하지 않는다. 순서를 거꾸로 해서 브랜드 BI부터 여러 개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회사 CI를 잡을 때 이미 나온 브랜드들의 색과 톤을 억지로 끼워 맞추게 된다.
사진 · https://kaboompics.com/ · HamZa NOUASRIA · Leeloo The First · https://kaboompics.com/ · Lance Reis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