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브랜드 사진 가이드는 레퍼런스 무드보드로 시작한다. 마음에 드는 사진을 스무 장 모아 촬영자에게 넘기면 그 느낌대로 나올 거라고 믿는다. 아니다. 무드보드는 「이런 것도 좋다」를 스무 가지로 늘릴 뿐이다. 현장에서 사진이 흔들리는 순간은 무엇을 하지 말지가 비어 있을 때다. 그래서 가이드는 금지 목록부터 적는다. 하지 말 것이 정해지면 나머지는 촬영자가 알아서 잘한다.
금지 목록이 레퍼런스보다 먼저인 이유
레퍼런스는 해석이 갈린다. 같은 사진을 보고 한 사람은 색을 읽고 다른 사람은 구도를 읽는다. 금지는 갈리지 않는다. 「인물 얼굴을 넣지 않는다」, 「제품 뒤에 창문을 두지 않는다」는 누가 읽어도 하나다.
금지 목록은 짧다. 좋은 것은 끝이 없지만 우리 브랜드에서 안 되는 것은 대개 열 줄 안에 끝난다. 한 장짜리 가이드가 가능한 이유다.
어떤 금지를 적을지는 이미 찍어 둔 사진에서 나온다. 지금 피드와 상세 페이지에 올라간 사진 중 「이건 우리 같지 않다」 싶은 것을 골라낸다. 그 사진들이 왜 어긋났는지를 한 줄씩 적으면 그게 금지 목록이다.
빛·배경·구도·보정, 네 칸으로 나눠 적는다
한 장에 들어갈 칸은 넷이다. 칸마다 「한다」 한 줄과 「하지 않는다」 두세 줄을 적는다.
- 빛: 자연광인지 조명인지, 그림자를 살리는지 지우는지. 「정오 직사광 아래서 찍지 않는다」처럼 시간대까지 적으면 현장에서 다툴 일이 없다.
- 배경: 쓸 색과 재질을 적는다. 흰 배경 하나로 간다면 그렇게 적고, 소품을 쓴다면 소품 목록을 닫아 둔다. 「목록에 없는 소품은 넣지 않는다」 한 줄이 가장 많이 일한다.
- 구도: 제품이 화면에서 차지하는 비율, 정면인지 45도인지, 여백을 어느 쪽에 두는지. 로고나 글자를 올릴 자리가 있으면 그 자리를 비워 두라고 적는다.
- 보정: 어디까지 손대는지. 색온도와 노출은 맞추되 제품 색은 바꾸지 않는다, 재질의 결을 지우지 않는다. 범위를 적어 두지 않으면 보정 단계에서 브랜드 색이 바뀐다.
네 칸 중 하나라도 「알아서」로 비워 두면 그 칸에서 사진이 흔들린다.
외부 촬영자에게 넘길 때 같이 보내는 것
가이드 한 장만 보내면 안 읽힌다. 세 가지를 붙인다.
- 맞는 예 세 장과 틀린 예 세 장. 우리 사진 중에서 고른다. 남의 사진은 넣지 않는다. 비교 대상이 우리 것이어야 금지가 구체적으로 읽힌다.
- 색 코드. 브랜드 색과 배경 색의 색 값(HEX)을 적는다. 「따뜻한 흰색」은 사람마다 다르다.
- 결과물 사양. 가로세로 비율, 해상도, 파일 형식, 원본(RAW) 포함 여부. 저작권과 사용 범위도 이때 글로 정한다. 법정 기준이 없어 당사자가 정한다. 안 정하면 재촬영 때 다시 협상한다.
촬영 당일에는 가이드를 들고 가서 첫 열 장을 함께 본다. 금지 목록을 벗어난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고친다. 끝나고 고치면 재촬영이다.
사진 · Amar Preciado · Marcelo Verfe · Tima Miroshnichenko · Airam Dato-on · Karina Shaikhutdinova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