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폰트니까 간판이나 로고에 써도 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무료'는 값을 안 받는다는 뜻이지 뭐든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폰트 파일이라도 개인 블로그에 쓰는 것과 매장 간판, 제품 패키지에 새기는 것은 다른 계약으로 본다.
무료도 등급이 나뉜다
눈누 같은 무료 폰트 모음 사이트를 보면 폰트마다 허용 범위가 표시돼 있다. 인쇄만 되는 것, 웹은 되지만 임베딩은 안 되는 것, 영상에는 못 쓰는 것까지 조건이 제각각이다. 가장 널널한 쪽은 SIL Open Font License(OFL)로 배포된 서체다. 수정·재배포·상업적 사용을 폭넓게 허용하지만, 폰트 파일 자체를 팔거나 폰트 이름을 그대로 붙여 되파는 것은 막는다.
- 라이선스 전문을 열어 '로고' '브랜드' 'trademark' 단어가 있는지 확인한다
- 조건이 안 적혀 있으면 제작자에게 직접 물어본다. 없다고 넘어가면 안 된다
로고에 쓰는 것은 별도 조항이다
많은 무료·상업 폰트 라이선스는 본문에 쓰는 것과 로고·워드마크로 고정해 쓰는 것을 다르게 취급한다. 폰트는 배포사가 나중에 업데이트하거나 배포를 중단할 수 있는데, 브랜드 마크는 몇 년, 몇십 년을 그대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로고에 쓴 뒤에는 폰트 파일이 아니라 외곽선을 그림(패스)으로 바꿔 저장해 두는 쪽이 안전하다. '로고 사용 시 아웃라인 처리 후 사용 가능'이라고 명시한 서체도 있다.
- 로고를 확정하면 텍스트를 아웃라인화해서 별도 파일로 보관한다
- 라이선스에 '상표 등록 금지' 조항이 있으면 그 폰트로 만든 워드마크는 상표 출원에 쓸 수 없다
임베딩은 또 다른 권리다
디자인 업무에는 세 가지 임베딩이 섞여 있다. 인쇄용 PDF에 폰트를 심는 것, 웹사이트에 웹폰트로 올리는 것, 앱이나 프로그램에 폰트 파일을 넣어 배포하는 것이다. 상업 폰트는 이 세 가지를 각각 다른 조항으로 판다. 데스크톱 라이선스를 샀다고 웹폰트로 써도 되는 게 아니고, 웹폰트 라이선스가 앱 임베딩까지 포함하는 것도 아니다.
- 계약서에 desktop, web, app embedding, ebook 같은 항목이 나뉘어 있으면 필요한 항목만 골라 산다
- 웹폰트는 트래픽 기준으로 요금이 갈리는 경우가 있어 계약 갱신 시점을 달력에 적어 둔다
기업용 계약은 사용 범위로 값이 갈린다
기업용 폰트 라이선스의 가격 체계는 폰트 회사마다 다르다. 쓰는 인원 수, 회사 규모, 제품에 넣는지 여부로 나뉘는 경우가 흔하다. 이 기준에 법으로 정한 게 없어 폰트 회사와 계약 당사자가 정한다. 그래서 견적을 받을 때는 지금 인원이 아니라 이 서체를 쓸 모든 접점부터 나열하는 게 먼저다.
- 접점 목록을 만든다: 로고, 홈페이지, 인쇄물, 간판, 사내 문서, 영상, 앱
- 계약서에 sublicense(재라이선스) 조항이 있는지 확인한다. 협력사나 대행사에 파일을 넘길 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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