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브랜드 이름은 뜻부터 정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의미와 멋진 스토리를 먼저 찾고, 발음은 그다음에 맞춘다는 순서다. 그런데 실무에서 이름을 떨어뜨리는 건 뜻이 아니라 발음이다. 뜻이 아무리 좋아도 소리 내어 부르기 어려우면, 손님은 그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받침이 첫인상을 정한다
자음 받침, 특히 ㄱ·ㄷ·ㅂ처럼 소리가 끊기는 받침으로 끝나는 이름은 간판이나 전화 응대에서 발음이 뚝뚝 끊긴다. 모음이나 ㄴ·ㅁ·ㅇ으로 끝나면 다음 말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받침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브랜드가 힘 있고 단단한 인상을 원한다면 끊기는 받침이 오히려 무기가 된다. 문제는 어떤 인상을 노렸는지 정하지 않은 채 소리만 예쁘게 고르는 경우다.
음절수는 짧을수록 남는다
두세 음절을 넘어가면 손님이 스스로 줄여 부르기 시작한다. 스타벅스가 스벅으로, 맥도날드가 맥날로 불리는 것도 같은 이유다. 브랜드가 줄임말을 정하지 않으면 손님이 마음대로 정한다. 그러면 로고에 쓴 정식 이름과 실제로 불리는 이름이 갈라진다. 처음부터 두세 음절로 짓거나, 줄였을 때의 이름까지 함께 설계하는 편이 낫다.
기법 여섯 가지, 그리고 버릴 기법 하나
실무에서 쓰는 기법은 크게 여섯이다.
- 합성어: 두 단어를 붙이거나 잘라 새 말을 만든다
- 은유: 업종과 직접 관계없는 단어를 빌려와 감정을 붙인다
- 의성·의태: 소리나 느낌을 흉내낸 말을 그대로 쓴다
- 외래어 변형: 외국어 단어의 철자나 발음을 살짝 바꾼다
- 창작어: 사전에 없는 말을 새로 만든다
- 두문자: 여러 단어의 앞글자만 딴다
버려야 할 기법은 하나, 설명형 이름이다. "빠른배달"이나 "착한가격"처럼 하는 일을 그대로 풀어쓴 이름은 상표 등록에서부터 막힌다. 업종을 그대로 옮긴 말은 다른 업체도 쓰고 싶어 하는 말이라 독점이 안 된다. 검색에서도 같은 단어를 쓰는 경쟁사와 뒤섞여 묻힌다.
검색 겹침과 상표 검색은 순서가 있다
이름을 정하기 전에 확인할 순서가 있다. 먼저 그 이름이 이미 흔하게 쓰이는 일반 단어인지 네이버와 구글에 그대로 쳐 본다. 검색 결과가 전혀 다른 업종으로 가득 차 있으면, 나중에 브랜드가 커져도 검색에서 묻힌다. 그다음 특허정보검색서비스(키프리스)에서 상표를 찾는다. 이때도 순서가 있는데, 똑같은 이름이 있는지부터 보고 없으면 발음이나 뜻이 비슷한 이름까지 넓혀서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 상표가 등록된 상품 분류가 내 업종과 겹치는지 확인한다. 이름은 같아도 분류가 다르면 등록되는 경우가 있어서, 이 순서를 건너뛰고 이름부터 확정하면 나중에 되돌리는 비용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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