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얘기부터 쓰면 안 읽힌다
브랜드 스토리를 부탁받으면 대부분 대표가 언제 이 일을 결심했는지, 무슨 마음으로 시작했는지부터 묻는다. 그 얘기는 대표 인사말이나 인터뷰 자리에는 맞지만, 브랜드 스토리 자리에 올리면 손님이 끝까지 안 읽는다. 손님이 궁금한 건 이 브랜드를 시작한 사람의 사연이 아니라, 이 브랜드를 쓰면 자기한테 뭐가 달라지는가다. 대표 개인의 서사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자리가 다르다는 뜻이다.
사실 세 개로 뼈대를 잡는다
감정을 설명하는 대신 사실 세 개를 순서대로 놓으면 그게 스토리가 된다.
- 손님이 겪던 문제: 브랜드를 만나기 전 상태
- 브랜드가 한 일: 무엇을 다르게 했는지 한 문장
- 바뀐 결과: 손님이 실제로 겪은 전후
예를 들어 세제 브랜드라면 "빨래에서 냄새가 안 빠졌다", "세정 성분을 바꿨다", "재구매율이 늘었다" 순서로만 채워도 뼈대가 선다. 이때 자주 헷갈리는 게 연혁이다. "2019년 설립, 2021년 매장 확장"은 회사가 겪은 일을 시간 순서로 나열한 연혁이지 손님 입장에서 본 스토리가 아니다. 연도를 나열하는 대신 그 연도에 손님한테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붙여야 스토리가 된다.
형용사를 지우고 숫자와 이름을 채운다
"정성껏", "믿을 수 있는", "특별한"은 어느 브랜드에 붙여도 말이 되는 단어라 아무 정보도 주지 않는다. 그 자리에 실제로 확인되는 것을 넣는다. 매장 이름, 제품 이름, 만든 날짜, 몇 번 다시 만들었는지, 손님이 실제로 한 말. "정성껏 만들었습니다"보다 "레시피를 여섯 번 바꿨다"가 남는다. 넣을 숫자가 없으면 문장을 아예 빼는 게 낫다. 없는 숫자를 채워 넣으면 손님이 확인하는 순간 글 전체의 신뢰가 무너진다. 손님이 실제로 한 말을 그대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다. 다듬은 문장보다 어색한 실제 말이 더 오래 남는다.
세 문장을 자리마다 잘라 쓴다
브랜드 스토리는 회사 소개 페이지 한 곳에 박아두는 글이 아니다.
- 홈페이지 소개 문구에는 결과 문장 한 줄만 뽑아 쓴다
- 상세페이지 첫 줄에는 손님이 겪던 문제 문장을 놓는다
- SNS 소개 글에는 이름과 날짜만 한 줄로 넣는다
자리마다 새 스토리를 다시 쓸 필요는 없다. 같은 세 문장을 자리 길이에 맞게 잘라 쓰면 된다. 셋 중 무엇을 앞에 놓을지는 그 자리에서 손님이 무엇을 먼저 궁금해하는지로 정한다. 광고 문구 한 줄에 세 문장을 다 욱여넣으려다 결과 문장까지 흐려지는 경우가 잦으니, 자리 하나에는 문장 하나만 놓는다.
사진 · cottonbro studio · KoolShooters · Phúc Phạm · mohammad mohebbi · fish socks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