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가 예쁘면 잘하는 스튜디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사진이 예쁜 것과 일을 제대로 한 것은 다른 문제다. 완성된 결과물 사진 뒤에는 기획하고 조율하고 설득한 과정이 있는데, 그 과정은 사진에 안 나온다. 포트폴리오를 볼 때는 사진의 완성도가 아니라 그 사진 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어야 한다.
결과 사진과 과정 기록을 나눠 본다
포트폴리오 대부분은 완성된 로고, 패키지, 공간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이 사진들은 사진작가가 조명을 맞추고 스타일링을 한 결과라, 실력과 상관없이 다 예쁘게 나온다. 실제 실력을 보려면 다른 자료를 같이 찾아야 한다.
- 초기 스케치나 콘셉트 시안이 몇 갈래였는지
- 클라이언트 피드백을 받고 무엇을 바꿨는지
- 최종안이 나오기까지 몇 차례 수정했는지
과정 자료를 안 보여주는 스튜디오라고 실력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자료가 없으면 결과 사진만으로 판단하게 되고, 결과 사진은 사진 기술의 영역이지 브랜딩 실력의 영역이 아니다.
사진이 누구 손을 거쳤는지 묻는다
포트폴리오 사진은 보통 세 갈래로 나뉜다. 전문 사진작가가 완성품을 찍은 사진, 스튜디오가 3D로 렌더링한 목업, 클라이언트가 직접 보내준 현장 사진이다. 이 셋은 신뢰도가 다르다.
렌더링 목업은 실제로 인쇄되거나 제작되지 않았을 수 있다. 화면과 인쇄물에서 색이 다르게 나오는 문제, 재질이 도면과 다르게 나오는 문제는 렌더링만으로는 안 잡힌다. 포트폴리오에 있는 사진이 실사인지 렌더링인지는 스튜디오에 직접 물어보면 된다.
시안과 실제 쓰인 것을 가른다
제안했다가 채택되지 않은 시안을 포트폴리오에 올리는 스튜디오도 있다. 클라이언트가 최종으로 고르지 않은 방향이라도 디자인 완성도는 높을 수 있어서다. 문제는 이 시안이 실제 간판, 포장, 매장에 적용됐는지 표시가 없으면 결과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확인할 질문은 하나면 된다. "이 디자인이 지금도 실제로 쓰이고 있나요" 라고 물으면 된다. 쓰이고 있다면 매장 이름이나 제품명을 물어서 직접 검색해볼 수 있다.
어디까지 이 스튜디오가 했는지 확인한다
큰 프로젝트는 여러 업체가 나눠 맡는 경우가 많다. 브랜딩 스튜디오가 로고와 가이드라인만 만들고, 실제 공간 시공이나 패키지 제작은 다른 업체가 맡았을 수 있다. 포트폴리오에 이 프로젝트가 통째로 올라가 있으면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이 스튜디오의 일인지 안 보인다.
- 로고와 BI만 했는지, 패키지와 공간까지 했는지
- 기획과 디자인을 다 했는지, 디자인만 받아 진행했는지
- 팀 프로젝트라면 이 스튜디오가 맡은 파트가 무엇인지
이 질문에 바로 답을 못 하는 스튜디오라면 포트폴리오의 그 프로젝트는 참고용으로만 본다.
사진 · Ann H · RDNE Stock project · KATRIN BOLOVTSOVA · Thirdman · Antoni Shkraba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