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서를 받으면 맨 아래 총액부터 본다. 두 곳을 비교할 때도 총액끼리 놓고 싼 쪽을 고른다. 그런데 브랜딩 일에서 나중에 돈이 붙는 곳은 총액이 아니라 적히지 않은 줄이다. 금액이 같아도 줄이 다섯 개인 견적과 열두 개인 견적은 서로 다른 일을 하겠다는 약속이다.
총액을 가리고 셀 것: 항목 수와 각 줄의 단위
총액을 손으로 가리고 항목만 세어 본다. "로고 디자인 1식"처럼 한 줄로 묶인 항목은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다. 1식은 범위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뜻에 가깝다.
줄마다 단위가 붙어 있는지 본다.
- 처음에 시안을 몇 개 보여주는지
- 수정은 몇 번까지인지
- 결과물을 어떤 파일로, 몇 종 주는지
- 명함, 봉투, 패키지 같은 적용 디자인이 몇 품목인지
단위가 없는 줄은 진행하다가 해석이 갈린다. 디자이너는 시안 두 개로 알고 있고, 의뢰인은 마음에 들 때까지 보여준다고 들었다고 기억한다. 이 다툼은 계약 전에 숫자 하나 적어 두면 생기지 않는다.
자주 빠지는 세 줄: 수정 횟수, 원본 파일, 인쇄 감리
수정 횟수가 없으면 추가 수정비를 매길 기준도 없다. "수정 2회 포함, 이후 1회당 얼마"처럼 포함 횟수와 초과 단가가 함께 있어야 한다. 어디까지가 수정이고 어디부터 새 시안인지도 한 줄 적어 두면 좋다. 방향을 통째로 바꾸는 요청을 수정으로 볼지는 미리 정하지 않으면 매번 다툼거리가 된다.
원본 파일은 형식과 권리를 같이 본다. 로고를 PNG 몇 장으로만 받으면 간판이나 큰 출력물을 만들 때 다시 그려야 한다. AI, EPS, SVG 같은 벡터 원본을 주는지, 저작재산권을 넘기는지, 넘긴다면 잔금을 치른 뒤인지 확인한다. 견적서에 없으면 포함인지 묻고 답을 글로 받아 둔다.
인쇄 감리는 패키지나 인쇄물이 있을 때 빠지면 안 되는 줄이다. 파일이 인쇄소로 넘어간 뒤 색이 화면과 다르게 나오거나 칼선이 어긋나는 일이 생긴다. 디자이너가 교정쇄를 보고 인쇄 현장에서 맞추는 일이 감리다. 견적서에 디자인만 있고 감리가 없으면, 인쇄가 잘못 나와도 디자이너를 다시 부를 근거가 없다.
빠진 줄이 나중에 붙는 방식
추가 수정비, 원본 파일 제공비, 감리비에는 정해진 시장가가 없다. 법정 기준이 없어 당사자가 정한다. 그래서 금액을 짐작하기보다 계약 전에 단가를 받아 두는 편이 안전하다. 진행 중에 빠진 항목을 요청하면 그때 부르는 값을 받아들이기 쉽다. 일이 절반쯤 진행된 상태라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어렵다.
부가가치세도 본다. 총액 옆에 "VAT 별도"가 작게 적혀 있으면 실제로 내는 돈은 10%가 더 붙는다. 한쪽은 포함, 한쪽은 별도라면 같은 기준으로 맞춘 뒤 비교한다. 유료 글꼴을 쓴다면 사용권을 누가 사는지도 함께 묻는다.
두 견적서를 나란히 놓는 순서
- 두 견적서의 항목을 한 목록으로 합친다
- 한쪽에만 있는 줄에 표시한다
- 표시한 줄을 다른 쪽에 물어 포함 여부와 단가를 받는다
- 받은 단가를 더한 뒤에 총액을 비교한다
이렇게 맞추고 나면 싸 보이던 견적이 비싸지기도 하고, 비싸 보이던 견적이 감리와 원본까지 넣은 값이었다는 게 드러나기도 한다.
사진 · MART PRODUCTION · MART PRODUCTION · cottonbro studio · Juan Pablo Daniel · Nataliya Vaitkevich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