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일정표를 받으면 8주가 전부 디자이너가 일하는 시간처럼 보인다. 아니다. 그 안의 2주쯤은 의뢰인 쪽에서 답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이다. 인터뷰 답변, 방향 선택, 시안 확인, 최종 승인. 하나하나는 하루 이틀이지만 네 번이 모이면 두 주가 된다. 일정이 밀렸다는 말이 나오면 먼저 이 빈칸을 본다. 디자이너 손이 느려진 날보다 여기가 늘어난 날이 먼저 보인다.
8주 계획표에서 멈추는 자리는 네 곳이다
흔한 8주짜리 계획표는 이렇게 생겼다. 1주 조사와 인터뷰, 2~3주 방향 두세 안, 4~5주 로고 시안과 수정, 6주 명함과 패키지 같은 응용, 7주 가이드라인, 8주 납품. 디자이너 칸만 보면 빈틈이 없다. 그런데 칸과 칸 사이에 의뢰인이 답해야 넘어가는 자리가 있다.
- 1주 끝, 인터뷰 답변과 자료가 와야 조사가 끝난다
- 3주 끝, 두세 방향 중 하나를 골라야 시안으로 간다
- 5주 끝, 수정 의견이 모여야 확정으로 간다
- 8주 직전, 최종 승인과 인쇄에 들어갈 정보가 와야 납품이 끝난다
이 네 자리에서 각각 사흘씩 걸리면 열이틀이다. 보이지 않는 2주는 디자이너 칸이 아니라 칸 사이에 있다.
방향을 고르는 데서 가장 오래 멈춘다
세 방향을 받은 담당자는 마음을 정했는데 대표가 출장이다. 돌아와서 보니 둘 다 좋다고 한다. 직원들에게 돌려 보니 의견이 갈린다. 이렇게 한 주가 간다. 디자이너는 그동안 놀지 않고 다른 프로젝트로 넘어가 있다. 답이 오면 다시 이 일로 머리를 돌리는 데 하루가 든다. 그래서 사흘 늦은 답은 나흘 늦은 답으로 돌아온다.
막는 방법은 계약서 한 줄이다. 결정하는 사람을 한 명으로 정하고, 시안을 받은 날부터 답을 보내는 기한을 적는다. 영업일 3일처럼. 기한을 넘기면 뒤 일정이 그만큼 밀린다는 문장도 같이 넣는다. 이 문장이 지키는 것은 의뢰인 자신의 오픈 날짜다.
자료가 늦으면 첫 주가 통째로 밀린다
계약을 하고 나서 자료를 모으기 시작하면 첫 주는 「자료 요청 중」으로 끝난다. 계약 전에 폴더 하나에 모아 두면 첫 주가 바로 조사로 간다.
- 기존 로고 원본 파일. jpg나 png 말고 ai나 svg
- 사업자 정보. 상호, 주소, 전화, 이메일, 등록번호
- 제품이나 공간 사진. 지금 있는 것 그대로
- 좋다고 느낀 레퍼런스와 싫은 레퍼런스 각각 몇 장
- 쓸 매체 목록. 간판, 명함, 포장, 온라인 중 어디에 쓰는지
마지막 항목이 빠지면 6주차 응용 단계에서 다시 묻게 되고, 거기서 또 멈춘다.
수정 횟수와 한 번의 뜻을 미리 정한다
시안 수정 횟수에 법정 기준은 없다. 당사자가 정한다. 계약서에 2회라고 적어도 「한 번」이 무엇인지 함께 적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메신저로 한 줄씩 열 번 오는 의견은 횟수로 셀 수도 없고, 디자이너는 그때마다 멈춘다. 한 사람이 의견을 모아 한 문서로 보내는 것을 한 번으로 정한다.
하나 더 확인할 것은 8주의 끝이 무엇인지다. 파일 납품인지, 간판이 걸리고 명함이 손에 들어온 날인지. 인쇄와 제작은 디자인 일정 밖에서 따로 돈다. 오픈 날짜에서 거꾸로 세어 보면 디자인 8주 뒤에 제작 기간이 더 있어야 한다.
킬슨은 브랜딩·패키지·웹을 모듈로 나눠 병렬로 굴려서, 한 모듈이 답을 기다리는 동안 다른 모듈이 앞으로 간다.
사진 · JACK REDGATE · Hanna Pad · Matheus Bertelli · Hanna Pad · cottonbro studio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