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하나 열 때 보통 이렇게 생각한다. 브랜딩 업체 한 곳한테 로고부터 시공까지 다 맡기면 편하겠다고. 그런데 브랜딩과 인테리어는 애초에 만드는 결과물이 다르다. 브랜딩은 무엇을 보여줄지를 정하고, 인테리어는 그 공간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정한다. 순서도 보통 브랜딩이 먼저다. 이름과 톤이 정해져야 인테리어 쪽에서 마감재와 조명 색을 거기에 맞춰 고른다. 이 순서 안에서 담당이 겹치는 항목을 계약 전에 안 그으면, 사인이나 메뉴판처럼 두 영역에 걸친 항목에서 돈이 두 번 나가거나 반대로 아무도 안 낸다.
브랜딩 업체가 만드는 것
- 이름, 로고, 색, 서체 같은 기본 정체성
- 메뉴판·컵·냅킨에 들어가는 그래픽
- 문구 톤, 사진 스타일 같은 톤앤매너
- 유니폼과 패키지 디자인
브랜딩 업체는 파일을 만든다. 그 파일을 인쇄하거나 실물로 제작하는 일은 보통 견적에 안 들어 있다. 로고 시안을 받고 나서 "그럼 이걸로 간판도 만들어 주는 거죠"라고 물으면 대부분 아니라는 답이 돌아온다.
인테리어 업체가 만드는 것
- 동선, 좌석 배치, 주방과 바 구조
- 전기, 설비, 조명
- 집기 제작과 시공
- 간판 제작과 설치
인테리어 업체는 공간을 짓는다. 브랜딩 쪽에서 넘긴 컨셉과 색상 값을 받아 실제로 만드는 쪽이다. 마감재 견적서에 "디자인 컨셉 협의"라는 항목이 있으면, 그게 브랜딩이 넘긴 파일을 해석하는 작업이라는 뜻이다.
겹치는 지점에서 돈이 두 번 나가는 이유
문제는 이 둘이 딱 나뉘지 않는 항목이다.
- 간판: 디자인은 브랜딩, 제작과 설치는 인테리어. 이 경계가 계약서에 없으면 둘 다 자기 일이 아니라고 하거나, 둘 다 견적에 넣어서 중복 청구한다
- 메뉴판: 그래픽은 브랜딩, 거치대나 조명 박스는 인테리어
- 바 카운터: 형태와 마감재는 브랜딩이 컨셉을 주고, 제작과 시공은 인테리어가 한다
- 유니폼: 디자인은 브랜딩, 제작 발주와 사이즈 확인은 현장을 아는 인테리어나 매장 쪽이 맡는 경우가 많다
계약서를 두 개로 따로 쓰면 이 경계가 자연히 드러난다. 한 팀에 다 맡겨도 상관없다. 다만 그 안에서 담당이 항목별로 나뉘어 있는지, 견적서에 항목이 한 번씩만 들어 있는지는 확인해야 한다.
계약 전에 확인할 것
견적서에 이 네 항목이 각각 누구 담당으로 적혀 있는지 본다.
- 사인 제작과 설치
- 메뉴판 인쇄와 거치
- 집기 발주와 설치
- 유니폼 제작 발주
하나라도 양쪽 견적서 어디에도 없으면 계약 전에 물어서 문서로 남긴다. 완공하고 나서 "그건 저희 담당이 아니었는데요"라는 말을 듣는 시점은 이미 늦다. 브랜딩·인테리어 계약이 몇 대 몇 비율로 나뉘어야 하는지는 법정 기준이 없다. 당사자가 계약서에서 정하는 항목이다.
사진 · Afitab · Batuhan Kocabaş · Mert Mert · Malanca Stanislav · Enes Beydilli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