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로고를 만들 때 다들 벽에 크게 걸어놓고 본다. 시안을 모니터에 띄우고, 회의실 화면에 띄우고, 그 상태로 예쁜지를 따진다. 그런데 정작 손님이 로고를 보는 자리는 그렇게 크지 않다. 컵 슬리브에 찍힌 작은 도장, 간판에서 3초 스치는 글자, 인스타그램 프로필의 동그란 원. 큰 화면에서 합격한 로고가 이 세 자리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시안 단계에서 한 번만 작게 찍어보면 이런 문제는 대부분 걸러진다.
컵에 찍혔을 때부터 본다
카페 로고가 제일 자주 쓰이는 자리는 컵이다. 슬리브 프린트나 스탬프는 로고를 실제 크기의 몇 분의 일로 줄여서 찍는다. 이 과정에서 가는 선, 작은 글자, 그라데이션은 뭉개지거나 사라진다.
- 로고를 1cm 폭으로 줄여서 인쇄해본다. 이 크기에서 안 읽히면 간판에서도, 명함에서도 안 읽힌다
- 스탬프로 찍을 경우를 대비해 흑백 한 가지 색으로도 형태가 살아 있는지 본다
- 선이 가늘면 잉크가 번지거나 눌려서 뭉친다. 두께에 여유를 둔다
간판은 3초 안에 읽혀야 한다
지나가는 사람이 간판을 보는 시간은 길지 않다. 걷는 속도로 스치면서 읽어야 하니, 글자 수가 많거나 서체가 복잡하면 인식이 늦어진다.
- 상호를 길게 풀어 쓰지 않는다. 줄여 부르는 이름이 있으면 그걸 기준으로 로고를 짠다
- 야간 조명이 있는 자리라면 낮과 밤 두 버전을 따로 시험한다. 조명 아래서 획이 붙어 보이는 경우가 있다
- 정면이 아니라 비스듬한 각도에서도 읽어본다. 손님은 대부분 로고를 정면으로 안 본다
인스타 프로필 원 안에 넣어본다
프로필 사진은 원형으로 잘린다. 로고를 짤 때 이 크롭을 생각하지 않으면, 귀퉁이에 있던 요소가 잘려나간다.
- 핵심 요소를 정중앙에 모아 원 크롭에서도 남게 짠다
- 가로로 긴 글자형 로고는 원 안에 넣으면 너무 작아진다. 프로필용 축약 버전을 따로 준비한다
- 배경색과 로고색의 대비를 흰 배경, 어두운 배경 양쪽에서 확인한다
색은 한 가지로도 버텨야 한다
실사용에서는 로고가 늘 원래 색으로만 나가지 않는다. 스탬프는 검정 한 색, 영수증 프린트는 회색조, 음각 각인은 색 없이 형태만 남는다. 색을 빼고 형태만으로도 브랜드가 구분되는지가 실사용에서는 더 중요한 기준이 될 때가 많다.
- 컬러 버전과 흑백 버전을 나란히 놓고 같은 브랜드로 읽히는지 확인한다
- 그라데이션이나 반투명처럼 색에 기대는 요소는 단색으로 바뀌는 자리에서 사라진다는 걸 전제로 짠다
사진 · Valeria Boltneva · Abdullah Gouiaa · Mert Mert · Malanca Stanislav · Sayeed Chowdhury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