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디자인 외주 단가표를 검색하면 가격이 낮은 순으로 줄 세운 표부터 나온다. 그런데 표마다 "시안 1건"이 가리키는 작업 범위가 다르다. 어떤 곳은 스케치 한 장을 시안이라 부르고, 어떤 곳은 벡터 파일과 가이드 문서까지 묶어 시안 1건이라 부른다. 항목 이름이 같다고 내용까지 같지는 않다. 표 두 개를 나란히 놓고 숫자만 비교하면 싼 쪽이 이긴 것처럼 보일 뿐이다.
단가표 항목부터 다시 읽는다
단가표에 적힌 항목 이름은 업체마다 정의가 다르다.
- 초안을 몇 개 받는지, 그중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시안이 몇 개인지
- 색상만 바꾸는 것도 수정 1회로 세는지, 구조를 다시 그리는 것도 1회로 세는지
- 완성 파일을 어떤 형식으로, 몇 가지 버전으로 받는지
같은 "3회 수정"이라도 업체마다 세는 기준이 다르다. 숫자보다 그 숫자가 무엇을 세고 있는지부터 물어야 한다. 단가표에는 이 정의가 안 적혀 있는 경우가 많으니, 견적 단계에서 직접 물어 계약서에 문장으로 남겨야 작업 도중 말이 바뀌지 않는다.
파일 형식이 실제 값을 가른다
저렴한 단가표일수록 납품 파일이 PNG나 JPG로 끝나는 일이 많다. 화면에서는 문제없지만 간판이나 현수막처럼 크게 뽑을 때 다시 그려야 한다. 벡터 파일(AI, EPS, SVG)로 받으면 크기와 상관없이 선명도가 유지된다. 단가표에 파일 형식 항목이 아예 빠져 있다면, 그 자체가 물어봐야 할 지점이다. 원본 파일을 받아둬야 로고를 다른 매체로 옮길 때마다 추가 비용을 내지 않는다.
상표권은 단가표에 안 적혀 있다
로고 파일을 받는 것과 그 로고에 대한 권리를 갖는 것은 별개다. 저작권을 양도받는 계약인지 사용권만 받는 계약인지에 따라 나중에 같은 로고를 다른 곳에서 못 쓰게 될 수도 있다. 상표 등록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특허청에 따로 출원하고 심사를 받는 절차라, 디자인 단가와는 별도로 발생한다. 단가표는 이 부분을 다루지 않는다. 계약서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수정 무제한이라는 문구를 의심한다
"수정 무제한"을 내세운 단가표가 있다. 횟수 제한이 없다는 건 반대로 어디서 끝나는지도 정해두지 않았다는 뜻이다. 완성 기준 없이 시작한 작업은 발주자와 작업자 둘 다 언제 끝나는지 모른 채 계속 간다. 횟수보다 완성 기준을 먼저 정하는 쪽이 실제로는 더 빨리 끝난다. 로고 디자인 단가에 법으로 정한 상한선은 없다. 시안 수, 파일 형식, 저작권 귀속을 계약서에 먼저 못 박는 쪽이 당사자 간 다툼을 줄인다.
사진 · Seljan Salimova · Anete Lusina · Darshan Dave · Nathan J Hilton · pratik prasad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