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디자인 비용을 물으면 다들 상자 하나 그리는 값을 떠올린다. 실제로 손에 쥐는 견적서는 두 장이다. 디자인 스튜디오가 보내는 디자인비와 인쇄소가 보내는 인쇄비는 계산 기준부터 다르고, 이 둘을 하나로 묶어 비교하면 처음부터 어긋난다.
디자인 견적과 인쇄 견적은 따로 온다
디자인비는 컨셉과 그래픽, 구조를 잡는 값이다. 시안 수와 수정 횟수, 파일 형식이 기준이 된다. 인쇄비는 재질과 인쇄 수량, 후가공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두 견적을 한 회사에서 받더라도 계산식은 나뉘어 있어야 한다. 한 줄로 뭉쳐 온 견적서는 나중에 어느 쪽 값이 늘었는지 되짚을 수 없고, 협상할 때도 어느 항목을 줄일지 짚을 수가 없다.
- 디자인비 기준: 시안 수, 수정 횟수, 파일 형식
- 인쇄비 기준: 재질, 인쇄 수량, 후가공 종류
도면 값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패키지는 평면 그래픽이 아니라 접어서 세우는 구조다. 이 구조를 펼친 전개도를 다이라인이라 부르고, 이 도면을 새로 그리는 작업이 디자인비 안에 들어 있는지 별도 항목인지가 견적서마다 다르다. 기존 박스 규격을 그대로 쓰면 도면 값이 빠지고, 새 구조를 짜면 그 작업이 통째로 추가된다. 여기에 실제 종이로 접어 보는 목업 제작까지 포함되는지도 갈린다. 견적서에 '구조설계' 또는 '다이라인' 항목이 따로 잡혀 있는지, 목업 비용이 몇 번까지 들어가는지를 먼저 본다.
수량이 늘면 단가 구조 자체가 바뀐다
인쇄와 후가공은 판을 만들고 기계를 세팅하는 초기 비용이 크고, 개당 단가는 찍는 수량이 늘수록 낮아지는 구조다. 그래서 견적서에 적힌 총액만 보면 수량을 조절했을 때 실제로 얼마가 달라지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최소 수량을 어디로 잡았는지, 그 아래로 내려가면 단가가 어떤 식으로 뛰는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디자인 견적은 수량과 무관하게 고정인 경우가 많지만, 인쇄 견적은 수량 구간이 바뀔 때마다 다시 짜야 한다.
후가공과 감리가 갈리는 지점
박, 형압, 코팅, 오시, 미싱은 각각 별도 공정이고 단가도 따로 붙는다. 종류를 하나씩 더할 때마다 견적이 오르는 건 자연스럽지만, 수량이 적을 때 후가공 단가가 급하게 오르는 구간이 있다. 여기에 인쇄 감리까지 더하면 값이 한 번 더 갈린다. 감리는 인쇄 현장에 나가 실제 색과 재질을 눈으로 맞추는 작업이다. 감리를 부르지 않으면 그 값은 빠지지만, 색이 어긋났을 때 재인쇄 비용을 발주처가 떠안는 구조가 된다. 후가공·인쇄 단가는 업체마다 계산 방식이 달라 법정 기준이 없다. 견적서 두 장을 나란히 놓고 항목 이름이 같은지부터 맞춰야 비교가 된다.
사진 · Kawê Rodrigues · Cup of Couple · Antoni Shkraba · Antoni Shkraba · Cup of Couple (Pexel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