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을 새로 달 때는 보통 디자인비와 제작비부터 확인한다. 정작 견적을 흔드는 건 그다음이다. 재료를 채널로 할지 아크릴로 할지에 따라 값이 갈리고, 크기에 따라 신고로 끝날지 허가를 받아야 할지가 갈리고, 계약이 끝나 나갈 때는 원상복구로 철거비가 통째로 나온다. 디자인비만 보고 계약하면 이 세 가지는 나중에 따로 받는다. 견적서를 처음 받아 드는 순간에는 이 항목들이 안 보인다는 게 문제다.
채널·후광·아크릴이 값을 가른다
채널간판은 글자 하나하나를 입체로 만들고 안에 조명을 넣는 방식이다. 두께와 조명이 들어가는 만큼 제작 공정이 많다. 후광간판은 글자 뒤판에 조명을 붙여 빛이 벽 쪽으로 새어나오게 만드는 방식이라 채널보다 은은하지만 시공 난도는 따로 있다. 아크릴 간판은 평판에 시트지나 인쇄를 붙이는 방식이라 셋 중 구조가 가장 단순하다. 여기에 조명을 LED로 할지, 조명 없이 갈지도 따로 정해야 한다. 조명이 붙는 방식일수록 전기 공사와 배선이 추가로 들어간다. 같은 크기라도 세 방식은 재료·조명·공정이 다르므로, 견적서를 받을 때는 몇 미터짜리인지보다 어떤 방식인지부터 확인해야 비교가 된다.
크기에 따라 신고냐 허가냐가 갈린다
옥외광고물은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신고 대상과 허가 대상으로 나뉜다. 기준 면적은 지자체 조례마다 다르게 정해져 있어서, 같은 크기의 간판도 관할 구가 다르면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 건물 몇 층 높이에 다는지, 도로 쪽으로 얼마나 튀어나오는지도 판단 기준에 들어간다. 일정 규모를 넘으면 구조 안전을 확인하는 서류를 추가로 요구하는 지자체도 있다. 이 확인을 건너뛰고 시공부터 하면 철거 명령을 받거나 과태료를 무는 경우가 생긴다. 시공 업체에 맡기더라도 신고·허가 대행이 견적에 포함돼 있는지, 포함이라면 어느 구청 기준으로 처리하는지를 계약서에 남겨야 한다.
철거비는 계약이 끝날 때 한 번에 나온다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대부분 원상복구 조항에 따라 간판을 떼고 벽면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 이 철거비는 설치 견적에 안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계약 종료 시점에 별도 청구서로 처음 마주치게 된다. 철거 시점의 인건비와 장비 대여비는 설치 때와 다르게 잡힐 수 있어 정가가 따로 없다. 벽면에 남는 나사 자국이나 도장 얼룩까지 복구 범위에 들어가는지도 계약마다 다르다. 계약서를 쓸 때 누가, 언제, 얼마에 철거하는지를 미리 문항으로 넣어두면 나중에 다투는 일이 줄어든다.
사진 · Lara · Mathias Reding · Natalia Pawłucka · Margarita K · Quí Trần (Pexels)







